오이디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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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여인 : 현대사에 녹아든 오래된 신화.읽는다/독서 감상문 2018. 8. 15. 21:40
빨강 머리 여인Red-Haired Woman 오르한 파묵 / 이난아 옮김 오이디푸스의 이야기가 비극적이라고 느꼈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아버지를 죽일 운명을 타고난 아들이라니! 혹은 자신을 죽일 운명의 아들을 가진 아버지라니... 어린 마음에 뭐 이런저런 슬픈 생각을 했었겠지. 하지만 오이디푸스 신화를 원형으로 수없이 변주되어 온 이 아버지와 아들, 때론 그 반대의 이야기는 사실 비극이기보단 희극적이다. 어째서 그들은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나야 하는가? 왜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경쟁자로 여겨야만 하지? 게다가 그들 사이의 역학관계를 표현하는 상징은 철저히 타자화된 여성, 대부분의 경우 어머니이다. 그러니까 왜? 그래야만 하는 이성적인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야생 속 죽고 죽여야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