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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터스 투 줄리엣 (2010) : 유쾌하고 즐겁고 귀여운 로맨스.
    본다/영화를 봤다 2010. 9. 29. 17:25
    레터스 투 줄리엣
    Letters To Juliet, 2010









         7월 말,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미리 관람할 수 있었던, 레터스 투 줄리엣.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무방비 상태로 봐야했던 이 영화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유쾌했고 즐거웠고, 달콤했던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로맨스물이 그러하듯이 이 영화 역시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아도 어떠한 전개가 펼쳐질런지 뻔히 눈에 보이는, 그렇고 그런 영화다. 주인공은 뉴요커라는 잡지의 자료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던 소피.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피앙세인 빅터와 함께 이태리의 베로나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리고 베로나에는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과 로미오의 밀회가 이루어졌던 발코니가 관광명소화되어 있는데, 소피는 그 곳에서 우연히 전세계의 여성들이 줄리엣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아 대신 답장을 해주는 줄리엣의 비서들을 만나게 된다. 그녀들을 도우며 시간을 보내던 소피는 우연히 '50년 전 한 여성이 줄리엣에게 보냈던 편지'를 발견하고, 답장을 쓰게 되는데, 그 편지를 받은 그녀ㅡ클레어가 자신의 손자인 찰리와 함께 베로나로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어떠한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로맨스 영화와 제법 잘 어울리는 '로맨틱한' 이야기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로맨스나 멜로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눈물을 요구하는 최루성 멜로의 경우는 정말로 질색할 정도로 싫어하고, 로맨틱 코미디의 경우는 때에 따라 유쾌하게 보기도 하지만 사실은 보고난 뒤의 허무함이 상상 이상으로 커서 어쩐지 멀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은 꽤나 즐거웠다. 좋아하는 배우인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빅터 역)의 새로운ㅡ그렇지만 썩 달갑지는 않았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을 제외하고서도, 50년전의 사랑을 찾아 모험에 나선 매력적인 클레어(바네사 레드그레이브)를 비롯해서 매사에 투덜투덜거리는 귀여운 찰리(크리스토퍼 이건)와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의 투닥거림이 유쾌하고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로맨스 영화도 그 그저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영화였다, 레터스 투 줄리엣은.
     

    소피와 클레어와 찰리!

         덧붙이자면 이 영화,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공감할 수 있을 영화일 것 같다. 실제로 주위에서도 영화 속 소피와 빅터 같은 커플을 꽤 보게 되는 편이고, 비슷한 이유로 트러블이 생기고 힘들어하는 경우를 자주 봐와서 그렇기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소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 그러다보니 이 영화,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남자와 여자, 전혀 다르게 자라온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와 서로를 맞춰나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참아주고 받아줘야 하고 양보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의 어려움을 새삼스럽게 알 수 있기도 한 영화이기도 했다. 역시 연애라는 건 쉬운 게 아닌 거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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