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퍼스트 어벤져 (2011) : 최초의 슈퍼히어로, 드디어 등장.
    본다/영화를 봤다 2011. 8. 7. 14:32
    퍼스트 어벤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처음부터 끝까지 스포일러♪







         영화를 보면서 줄곧 했던 생각 중에 하나는 '아, 원래부터 이런 성격이었구나' 였다. 그러니까 '캡틴 아메리카'가 되기 전의 평범하고 병약했던 '스티브 로저스' 말이다. 슈퍼 히어로가 되기 전부터 포기할 줄 몰랐고,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려고 했던, 브룩클린 출신의 한 남자.
         그리고 바로 그것이 평범했던 스티브 로저스가, 어벤저스의 캡틴 아메리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고백하자면, 사실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오직 2012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 때문이었다. 지금은 굳이 어벤저스가 아니었더라도 제법 볼만한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의 닉 퓨리(사무엘 L. 잭슨)ㅡ이 남자는 대체 몇 개의 영화 속에서 마지막 장면에만 등장하는가ㅡ와, 크레딧 이후에 대놓고 '어벤저스' 트레일러가 나온 것을 제외한다면 딱히 어벤져스 생각도 안나고. 하지만 역시, 그 트레일러는 안보고 참았다가 스크린으로 보길 잘한 것 같다. 그 짧은 영상 속에서 길게 머리 기른 로키의 모습이 보여서 설레였다는 건 비밀 아닌 비밀. 하하.

         어쨌든 다시 이 영화, 퍼스트 어벤져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때는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시기인 1940년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에 복무하면서 나라를 위해 싸우고 싶어했던 한 청년이 있다. 이름은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하지만 키도 작고 갸냘픈 몸을 지닌데다, 천식을 비롯해 온갖 잔병을 가지고 있는 그는 번번히 입영 심사에서 탈락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가장 친한 친구인 버키(세바스찬 스탠)가 자신이 가고 싶어하던 107 연대로 떠나게 되고, 마지막으로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러 간 박람회장에서 스티브는 다시 한 번 입대 지원을 한다. 우연히 그런 그를 보게 된 아브라함 박사(스탠리 루치)는 비록 신체조건은 부족하지만 강인한 스티브의 정신력을 높이 사 입대를 허가해주고, 이렇게 꿈에 그리던 군입대를 하게 된 스티브. 그리고 그는 신체적으론 여러모로 부족했지만 결국 아브라함 박사가 추진하고 있던 '슈퍼 솔져' 프로젝트에 선발되게 된다. 이게 바로 미국 최초의 슈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이야기다.

    이랬던 스티브가...

    이렇게 바뀝니다.

         아브라함 박사가 만든 약은 실험체의 육체만을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니고 있는 본성 자체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박사의 첫번째 실험체였던ㅡ물론 박사가 원하던 것은 아니다ㅡ 요한 슈미트, 그러니까 캡틴 아메리카의 숙적 '레드 스컬'(휴고 위빙)은 그의 안에 내재되어 있던 악의 본성이 강화되었던 것. 결국 그는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존재로 등장한다. 박사가 강한 애국심과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을 가진 스티브를 선택한 것은 이러한 실패 사례가 있었기 때문. 안 그래도 꽉 막혔다 싶을 정도로 고지식하게 앞만 보고 살아오던 스티브는 이렇게 그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하지만 실험 성공 직후, 아브라함 박사가 피살되면서 스티브는 최초이자 유일한 슈퍼 솔져가 된다. 슈퍼 솔져 부대를 창설하기 원했던 체스터 장군(토미 리 존스)은 그를 신경쓰는 대신 전선에 집중하는 것을 선택하고, 결국 스티브는 얼굴 마담으로 미국을 일주하며 전쟁 참가를 독려하고, 채권 판매를 위한 홍보쇼에 나서는 일을 하게 된다. 전국을 돌며 인기있는 캐릭터가 되어버린 스티브, 아니 캡틴 아메리카. 결국 원정나가있는 군부대에까지 위문 공연을 가게 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병사들의 야유를 받고 시무룩해있던 그에게 페기 요원(헤일리 앳웰)이 다가온다. 이 부대가 바로 107부대이며, 당신이 본 것은 전투 끝에 수많은 동료들을 잃고 난 패잔병들이었다고. 스티브는 자신의 친구 버키를 떠올린다. 그리고 드디어 그는 움직인다. 홍보쇼 용 코스튬을 입고, 헬맷을 쓰고, 장난감 같은 방패를 들고서. 그렇게 캡틴 아메리카의 전설이 시작되는 거다.


    용됐다.

         크리스 에반스는 스티브 로저스에 참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비쥬얼이 진짜 딱임. 개인적으론 정말 슈퍼히어로 같은 묵직한 목소리가 완전 스트라이크 존. 어쨌든 캡틴 아메리카는 그렇게 전설을 쌓아간다. 레드 스컬의 무기 공장들을 하나하나 부숴가면서. 아, 그리고 캡틴 아메리카의 상징과도 같은 원형의 슈퍼파워방패ㅡ사실 얘가 더 슈퍼해보이는 것은 착각인가ㅡ는 하워드 스타크(도미닉 쿠퍼)의 작품이다. 사실 슈퍼 솔져가 되기 전부터도 스티브는 방패를 선호했었다ㅡ혹은 그렇게 보이게끔 세팅되어 있었다. 영화 보다 끌려나가 두들겨 맞을 때도 그랬고, 하여간에 뭘 들어서 막는 걸 참 좋아한다. 하지만 그 방패가 그렇게 무엇이든 막아내고 튕겨낼 수 있는 것은 스티브가 가진 슈퍼 솔져로서의 힘 때문. 참 멋진 조합이다.


         이렇게 영화의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드문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끝까지 다 얘기하는 건 좀 그렇겠지. 이 이후로는 물론 레드 스컬과 캡틴 아메리카의 최종전이 펼쳐진다. 그리고 '어벤져스'를 위한 떡밥 투척도. 혹자는 이 영화의 목적은 오로지 캡틴 아메리카를 현대로 데려오는 것 뿐이라고도 하지만, 글쎄, 어떨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나쁠 건 없지 않나ㅡ 싶은 건 내가 너무 어벤져스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마블 영화 사상 최고의 이벤트가 될 '어벤져스'를 좀 더 즐기기 위해선 이 영화를 놓쳐선 안된다는 거다. 어쨌든 무조건 고지식할 스티브가 왜 그러는 건지, 얼굴은 아닌데 왜 영감 소리 듣는지ㅡ이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ㅡ 정도는 알아야 될 거 아닌가. 하하.


    * * *


         영화 초반에 나오는 오딘의 신물이라는 그 파란색 큐브는 영화 막바지에 하워드가 발굴해낸다ㅡ물론 토르를 보면 알겠지만 오딘의 물건은 아니다. 그래서 그걸 닉 퓨리가 토르에서 들고 나타날 수 있었던 거였나. 비록 시차는 있지만 미국 정부에서 보관하고 있었을 거 아냐?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