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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 (秘密, 2010) : 딸의 몸에 아내가 빙의했다.
    본다/일드를 봤다 2011. 3. 7. 22:13
    비밀 秘密
    (아사히, 2010年 10月 ~ 12月 )
    사사키 쿠라노스케, 시다 미라이, 이시다 히카리

         히가시노 케이고 원작 소설 '비밀'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이미 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고, 원작 소설 또한 베스트 셀러지만, 나는 그저 말로만 들었을 뿐, 이 드라마를 통해 처음 접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런지, 어떠한 결말로 끝이 날런지 꽤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스기타 헤이스케(사사키 쿠라노스케). 일도 잘 풀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귀엽고 애교 많은 딸과 함께 행복하고 단란하게 살던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아내 나오코(이시다 히카리)와 딸 모나미(시다 미라이)가 타고 있던 버스가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대형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평화롭던 그의 일상도 나락으로 곤두박질친다. 사고로 인해 아내와 딸을 동시에 잃을 위기에 처한 남자. 병원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린 아내와 만나게 되지만, 곧 아내는 세상을 뜨게 되고, 딸조차 좀처럼 눈을 뜨질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눈을 뜬 딸은 자신이 그의 딸 모나미가 아니라 아내 나오코라고 말을 한다. 믿을 수 없지만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남자와 딸의 몸에 빙의해버린 여자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딸의 몸에 빙의한 채 자신의 장례식까지 치루게 된 나오코는 딸인 모나미를 지극히도 사랑했던 어머니답게, 딸인 모나미가 돌아올 때까지 모나미로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겉모습이 모나미이니
    그녀의 그런 결정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비록 몸은 이미 없을지라도 엄연히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나오코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고, 잘 알고 있는 헤이스케에게 그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괴로워하고 힘들어한다. 나오코는 자신들이 이렇게 만든 계기가 된 사고를 일으킨 버스 운전 기사의 미망인과 헤이스케가 계속해서 만나는 것이나 그녀를 도우려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고, 모나미의 담임 선생님이 헤이스케에게 접근하는 것이 화가 난다. 헤이스케 역시 가족들에게는 숨긴 채 모나미가 사귀고 있던 소년이 여전히 나오코인 줄 모르고 모나미와의 만남을 이어가려 하는 것이 불안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진실을, 그들이 안고 있는 비밀을 알고 있는 것은 세상에 오로지 둘 뿐인데도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조차 시원스레 털어놓지 못하는 그들의 생활은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

         이러한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상황은 사실 쉽게 '나라면 어떨까' 라는 상상조차 하기가 힘들다. 같은 상황에 내가 놓이게 되었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라는 상상 말이다. 물론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드라마 속에서 그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다. 오로지 그 둘만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행동은 가끔은 이상해보이기도 하고, 지나쳐보이기도 한다. 아니, 실제로 좀 지나친 부분도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분명 존재하는 이를 향한 그 마음이 받아들여지지도 못하고, 받아들여줄 수도 없는 웃기지도 않는 상황 속에서 점점 비틀려 가는 것이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기에 이 드라마의 결말과 원작이 얼마나 비슷한지 혹은 다른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드라마 속의 결말은 오픈되어 있었다. 과연, '그녀'는 '그녀'인 것일까.

    * * *

         배우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 물론 사사키 상의 팬이다보니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훌륭했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지만, 이 드라마에서 내가 신경쓰였던 다른 배우가 하나 있다. 모나미의 남자친구 소마 군을 연기한 류세이 료, 라는 배우다. 딱히 연기가 뛰어나서, 뭐 그런 이유가 아니라 외모가.. 뭐라고 해야하지, 옛날 아이돌 같지 않나, 싶어서. 묘하게 클래식. 게다가 저 외모로 93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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