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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라, 릴라 (2011) : 마음 편하게 봐야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본다/영화를 봤다 2011. 10. 11. 18:21

    릴라, 릴라
    Lila Lila, 2009












     
         언제나 그렇듯이 별다른 정보 없이 보러 간 영화, '릴라 릴라'는 나처럼 로맨틱 코미디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사람도 볼 수 있을만큼 적당히 로맨틱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였다. 사실 꽃분홍 색의 포스터 이미지와 무슨 뜻인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상큼발랄한 느낌의 '릴라 릴라'란 제목만 봐선 꽤 간질간질한 영화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존재감 없는, 정말로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소심한 남자 다비드(다니엘 브륄)의 독백, 아니 푸념으로 시작한다. 사실 이 배우, 아니 다비드는 얼핏 이완 맥그리거를 연상케하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나로선 왜 존재감이 이리도 없는건지 의아하기까지 하지만 확실히 이 영화 속 다비드는 참 존재감도 없고 거기다 소심하기까지 한 그런 남자다. 그런 그가 까페 주인의 심부름으로 테이블을 사러 나온 시장에서 거침없고 씩씩한 마리(한나 헤르츠스프룽)의 작은 관심을 사게 됐다. 그것도 그 자신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단, 그가 강매당하고 있던 테이블에 대한 관심이었지만. 

         사실 마리는 그가 일하는 까페에 종종 친구들과 오곤 하는, 다비드가 남몰래 좋아하고 있던 상대방이다. 그래서 다비드는 기꺼이 그 테이블.....이랄까 작은 서랍이 딸린 탁자를 사버리고 만다. 물론 까페 주인은 '너나 가지라'며 화를 냈지만. 게다가 그 날 저녁, 까페에서 다시 마주친 마리에게 그 탁자를 샀다며 말을 걸어봤지만 그녀는 그 일을 기억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소설을 쓰고 있다는 또 다른 청년. 풀 죽은 다비드는 애꿎은 탁자만 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잠겨있는 서랍이 수상하다.


         잠겨져 있던 서랍 속엔 누군가가 쓴 오래된 소설의 원고가 들어있었다. 다비드는 한 장 한 장 원고를 넘겨가며 읽기 시작하고 그 글에 푹 빠져버린다. 그리고 소설을 사랑하는 마리에게 접근하기 위해 이 주인 모를 글을 이용하게 된다. 자신이 쓴 글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그녀에게 자신이 새로 타이핑한 이 글을 넘기는 것. 물론 마리는 다비드가 건넨 글에 푹 빠지게 되고, 다비드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몰래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기까지 한다. 다비드와 마리가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는 건 물론이고.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소설이 출판된 것이다.

         출판만 됐으면 괜찮겠지만, 순식간에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어버린 소설 '릴라, 릴라'. 다비드는 덩달아 촉망받는 작가 선생이 되어 낭독회니 인터뷰니 사인회니 하는 장소에 끌려다니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다비드는 늘 가시 방석이다. 그러다 어느 날, 원작자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이 소설이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게다가 질도 나쁘다. 사랑하는 연인인 마리에게 그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싫은 다비드는 어쩔 수 없이  그 '원작자'와 불편한 동업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물론 사사건건 다비드의 일에 끼어드는 그와 마리의 관계는 나쁠 수 밖에 없다. 중간에 낀 다비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거짓말은 점점 커져만 간다. 

    * * *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다비드의 행동, 비록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국 남의 글을 자신의 글인양 출판하고, 성공해서 돈도 잘 벌고 유명인사가 된 그에게 과연 잘못이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다보면 다소 당황스러운 결말을 만나게 될 정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그래서 그 소설을 직접 쓴 것이 맞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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