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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2014) : 우주에서 슈퍼너구리와 감성나무를 만났습니다.
    본다/영화를 봤다 2014. 7. 31. 22:33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Guardians of the Galaxy, 2014




    * 스포일러 주의





         여지껏 수많은 영화를 봐오면서 영화 홍보 문구에 공감해 본 적이라곤 단 한 번도 없었지만, 처음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각주:1]. 정말 '믿고 보는 마블'이다. 생각해보면 출연진 중 널리 알려진 배우들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캐릭터들이고, 한국에선 원작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니 마블에서 만들었다는 것 말곤 홍보 포인트가 없었겠다 싶기도 하지만, 정말 그 말 그대로라서 따로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 영화가 기존에 공개됐던 마블의 영화들과 똑같다고 생각하면 안되지 싶다. 일단 배경부터 우주로 확장되었고, 어벤져스의 쿠키 영상 이래, 드디어 본편에 등장한 타노스나 메인 빌런이었던 로난(리 페이스) 등 상대하는 빌런들의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별 하나 쯤은 우습게 날려버리는 인피니트 스톤이 나오고 실제로 사용된다는 것에서부터 기존의 마블 무비들과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가 느껴진다. 흔한 말로 노는 물이 다른 느낌? 거기다 더해 마블 월드의 우주 경찰 노바 코어 역시 만만찮은 첫인상[각주:2]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과의 전투 장면을 통해 할 수 있는 눈요기도 눈요기지만 정작 내가 이 영화를 보며 눈물나게 웃을 수 있었던 건 역시 캐릭터들 덕분이다. 


         전혀 다른 배경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종족조차도 완전히 다른 이들 다섯 명ㅡ피터(크리스 프랫), 가모라(조 샐다나), 로켓(브래들리 쿠퍼), 그루트(빈 디젤),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가 하나의 팀으로 뭉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번 작품은 관객들에게 낯선 캐릭터들을 소개하고, 각인시키는 것이 주요 목적일테지만, 한 편의 영화로서의 재미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이 작품이 각각의 캐릭터를 심플하면서도 임팩트있게 등장시켜 관객을 설득하고, 각기 다른 캐릭터 간의 절묘한 조합으로, 그야말로 우주 레벨의 케미를 발산하는 방식 같은 게 '우주 너구리' 로켓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브래들리 쿠퍼가 출연했던 영화 'A 특공대'를 떠올리게 하더라. 솔직히 영화 보면서 웃겨가지고 눈물났던 몇 안되는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기도...


         그러니 나로선 그냥 이 캐릭터들이 찧고 빻고 떠들기만 해도 즐거웠을텐데, 그래도 엄연히 큰 줄거리가 있다. 일명 '오브'로 알려진 물건을 둘러싼 쟁탈전이 그것이다. 그게 뭔지도 모른 채 한 버려진 별에서 로난의 부하들과 싸워가며 간신히 오브를 훔쳐낸 자칭 '스타 로드' 피터는 그에게 그 아이템에 대해 알려줬던 '라바저[각주:3]'의 리더 욘두를 따돌리고 직접 거래를 하기 위해 잔다르로 향한다. 한편 오브를 빼앗긴 로난은 네뷸라(카렌 길런)에게 오브를 되찾아 올 것을 명령하지만, 가모라는 자신이 하겠다고 나서며 또한 잔다르로. 그리고 그 시점, 잔다르에 있던 로켓과 그루트는 라바저가 피터에게 건 현상금을 타기 위해 피터를 노리고 있었다. 이렇게 서로 치고 박게 된 이들은 잔다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우주 경찰 노바에 의해 체포, 곧바로 감옥으로 보내지고 그 곳에서 로난을 원수로 여기고 있던 드랙스와 만나게 된다. 이후 어디까지나 철저히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만 움직이던 이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뭉치게 되는 과정이, 오브의 탈환 과정과 맞물리며 그려지고, 이렇게 이 영화는 일종의 '가오갤 비긴즈'와 같은 느낌으로 마무리 지어진다. 


         그 과정이 난 참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거웠다. 가끔 오글거리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감성 돋는 상냥한 우주 나무 그루트로 상쇄된다니까. 어쨌든 아무 것도 모른다면 모르는대로, 현재 개봉 중인 영화를 다 봐버려서 더 이상 볼 게 없을 때[각주:4]라든가... 그렇게 아무런 기대 없이 가서 본다고 해도, 한 여름의 불쾌지수를 날려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마블스럽게 잘 만들어진 오락 영화다, 가오갤은. 기존의 마블 영화들과는 다르면서도 다르지 않은 매력적인 그런. 


    * * *


    브래들리 쿠퍼나 리 페이스, 카렌 길런 등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꽤나 나오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누가 하나 제대로 된 얼굴을 볼 수가 없는 아이러닠ㅋㅋㅋㅋ

    브래들리 쿠퍼는 너구리 로켓이니깤ㅋ 목소리만 나오고, 

    리 페이스는 분장과 의상 때문에 이게 리 페이스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하고,

    그나마 이 역할을 위해 삭발까지 불사했던 카렌은 얼굴은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비중이 적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Guardians of the Galaxy 
    8
    감독
    제임스 건
    출연
    크리스 프랫,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 빈 디젤, 브래들리 쿠퍼
    정보
    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1 분 | 2014-07-31
    글쓴이 평점  


    1.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맞지만 한국개봉명을 따름. 이하 가오갤이라고 함. [본문으로]
    2. 노바 프라임은 등장하지만 노바 포스를 사용하는 것 같진 않았고. [본문으로]
    3. 약탈자. [본문으로]
    4. 분명 8관짜리 영화관인데 상영 영화는 4개 뿐이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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