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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와 나 (2008) : 어느날 갑자기 아기가 생긴 청춘의 이야기.
    본다/영화를 봤다 2010. 10. 15. 21:54
    아기와 나
    2008





        

         어떤 배우에게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배우에게 관심이 생겼다면 그 배우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래서 장근석이라는 배우에게 관심이 생긴 나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훑기 시작했고, 그렇게 처음 보게 된 장근석의 영화가 바로 이 '아기와 나' 다. 이 영화는 현재까지 내가 본 장근석이 나온 유일한 영화인데 그건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그의 영화 찾아보기에서 약간 방향을 틀어 드라마 찾아보기로 선회를 했기 때문이다. 일단 지금 생각으로는 그 모든 작품에 대해 짧게든 길게든 글을 쓸 생각이니 차차 얘기하도록 하고, 일단은 이 영화다. '아기와 나'.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고등학생 준수(장근석)에게 갑자기 아기(문 메이슨)가 맡겨지게 된 거다. 보다 살을 붙여 설명하자면 적당히 껄렁하고 적당히 불량한 청춘이지만 나름 멋지게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신의 아들이라며 나타난 아기를 떠맡아버리게 된 고등학생 준수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부모님은 학교에 불려가는 일에 지쳐 가출을 해버렸다. 커다란 집에 덜렁 아기와 둘이 남게 되어버렸는데 돈도 없고 아기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고아원에라도 갖다 맡기고는 싶은데 그건 또 도저히 못하겠는거다. 아무리 그래도 내 아들인데, 싶어서. 게다가 처치곤란 짐덩어리만 같았던 아기가 어느새 점점 정말로 소중해지기까지 한다. 이 영화는 그런 '문제적 청춘' 준수의 이야기다.


         물론 이야기는 그러겠거니, 싶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이 부모라는 게 되어보니 자신을 두고 가출한 부모님 생각도 절실하고 생각없이 놀며 보내던 일상도 아이를 먹여살리기 위해서 고민하며 보내게 된다. 스타일 구기는 건 질색이지만
    아기를 혼자 둘 수 없어서 그런 것도 다 포기한다. 혼자라서 힘들다 싶지만 주변엔 자신을 도와주는 친구들도 있고, 무엇보다 귀여운 아들도 있다. 뭐 그런거다. 이대로 둘이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대요ㅡ 하고 끝날 수도 있기야 하겠지만 당연히 그렇게 끝나진 않는다. 어쩐지 그럴 거 같더라, 싶은 클라이막스가 준비되어 있고, 여기 이 어린 아버지와 더 어린 아들의 관계는 예상치 못했지만 그래도 예상했던 방향으로 흐른다.

         그렇게 이 영화는 신선한 소재를 이용한 것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전개로 놀라게 하지도 않고, 되려 어디선가 본 것만 같은 장면들을 엮어놓은 것 같은 느낌까지 준다.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행동하지만 그 개연성도 부족하고, 가끔은 왜 그러는건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말 못하는 아기의 내면을 굳이 박명수의 분위기 깨는 나레이션으로 설명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웃기려고 그런건지 어떤건지 잘은 모르겠지만.ㅡ솔직히 말하자면 문 메이슨의 저 귀여운 얼굴의 목소리가 박명수라니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이런 이야기를 꽤나 좋아한다. 남들이 보기엔 이해하기 힘든 청춘의 고민들. 비록 그 고민들이 세상 속의 어른들이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도, 그들의 선택은 어른들의 그것과는 다르다.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모든 것을 걸기도 하고, 내던지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움직이고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길로 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사실 그 누구도 이해못하는 이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유로 기꺼이 움직이는 것, 그것이 남의 이야기라면 비웃을텐데 자신의 일이라면 그게 안되는 게 청춘이다. 부족한 게 많지만 그래도 보기 좋은 거 말이다. 이 영화가 청춘 그 자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것의 일부가 청춘이라서 나는 이 영화가 제법 괜찮았다고 느낀다. 그 부족함까지도 덮어두고 볼 수 있을 만큼. 물론 그 시작이 호감이었기 때문에 좋게 좋게 생각하려고 했던 이유도 분명 있고 :)


         게다가 무엇보다 이 아기, 문 메이슨의 사랑스러운 얼굴은 이 영화를 봐도 괜찮은 아주 훌륭한 이유다. 정말 귀엽다. 이 영화의 재미는 보장못해도, 문 메이슨이 정말 귀엽다는 건 보장한다. 하하. 내면의 목소리가 박명수라는 것은 정말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이 귀여운 얼굴이 변하는 것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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