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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의 전설 (2010) : 원작이 읽고 싶어지는 판타지 영화.본다/영화를 봤다 2010. 11. 1. 23:19가디언의 전설
Legend Of The Guardians: The Owls Of Ga'Hoole, 2010
나는 판타지라는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단순히 장르가 판타지라는 이유만으로 이 영화, '가디언의 전설'을 보려고 했다. 그러니까, 처음에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예매를 할 때까지만 해도 올빼미들이 나온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는데 이 영화, 올빼미 영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나름대로 꽤 즐겁게 보고왔다. 내가 가지고 있던 예매권의 특성상, 3D는 예매할 수가 없었던지라 평범하게 보고 왔지만, 뭐, 그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같이 본 A님은 3D로 보는 게 더 나았을 것도 같다고도 하셨지만. 하하.
그런데 영화를 즐겁게 보고 왔다는 건 참 좋은데 사실 이 영화를 어린이가 아닌 ㅡ전 연령 관람가다, 이 영화ㅡ 내 또래의 성인에게 추천할 수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넘어가면 그러긴 좀 힘들다, 는 결론이 나온다. 원작이 '반지 전쟁' 못지 않은 '대서사' 라는 얘기는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즐거움과는 별개로 징검다리 건너는 것처럼 보여지는 화면들이 좀 난감했던 게 사실이었으니까.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영화로 90여분 동안 보여주기에 충분한 이야기를 가지고 대서사라고는 하지 않지 않나? 결국 90여분의 짧은 러닝타임 안에 우리나라에 발간된 책을 기준으로 약 세 권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모두 담으려 들다 보니 '이야기 전개에 꼭 필요한 주요 사건'이 아닌 서사는 '모두' 잘려나가 버렸다. 그러다보니 안 그래도 판타지라 몰입하기가 어려운 올빼미 캐릭터들에게 감정을 실어주기가 좀 버겁다. 특히 주인공인 소렌의 형제인 클러드 같은 경우 사실 꽤나 복잡한 캐릭터이지 않을까 싶은데, 이 영화 속에선 그냥 단순히 원래 그런 올빼미, 정도로 그려지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다. 덕분에 괜히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읽고 싶어지기만 한 것 같다. 기왕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는 대서사 판타지를 원작으로 해서 영화를 만들거면 '반지의 제왕' 처럼 시리즈 물로 해도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다. 원작을 이미 본 사람에겐 상상만 하던 것을 움직이게끔, 그것도 3D로 생생하게 살려내서 요약까지 해줬으니 좋은 팬서비스가 될 것 같지만.
아, 그러고보니 아직 이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는 얘기 안했는데, 간단하진 않다, 사실. 올빼미들에게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 속의 가디언들을 믿으며 꿈을 키워가는 어린 올빼미 소렌이 그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형, 클러드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다. 그렇게 전설 속에나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존재들이 실재하는 세계 속에 뛰어들게 되어버린 소렌이 위기 속에서 동료들을 만나고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성장한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이랄까. 소렌도 전형적인 영웅이 될 캐릭터고. 왜 그런 애 있지 않나. 무슨 상황에서도 착한 척 하는 고집쟁이 ^^;훗.
아아. 읽을 책도 많은데 읽고 싶은 책도 참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늘어난다...h8m3rs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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