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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 보다, 크리에이티브하게 살고 싶다면.
    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1. 5. 22:25


    2010. 054.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크리에이티브는 뇌로 하는 섹스다"

      윤수정 지음


          책의 제목은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인데, 그 부제가 그 '크리에이티브는 뇌로 하는 섹스' 란다. 참 도발적인 서브 타이틀이다. 그런데 이 문장은 그냥 눈길 좀 끌어보겠다고 가져다붙인 마구잡이 카피는 아니다. 명색이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본인의 저서에 그런 짓을 했을 리가 없지 않나. 무엇보다 그건 '크리에이티브' 하지 않다. 하지만 수도 없이 많은 자기계발서들 속에서 독자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길 것만은 분명한 저 문장, 사실 이것은 그녀가 정말 '크리에이티브' 란 무엇일까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크리에이티브 Creative' 로 '테라피 Therapy' 해주는, 혹은 그렇지 못한 '크리에이티브'를 '테라피' 해주겠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읽고 싶었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종류의 책들은 거의 읽지 않는 편이다. 그건 내 조금은 삐딱한 성격에서 기인한 거기도 하지만, 온갖 긍정적인 아우라로 넘쳐흐르는, 이미 성공한 이들이 이러저러하면 나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뻔한 이야기들을 하는 책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나로서는 조금 생소하기까지 한 '크리에이티브'를 이야기한다. 앨빈 토플러가 예견한 지식 기반화 사회는 '남보다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가진 자가 지배했다면, 지금의, 그리고 앞으로의 사회는 '더 이상 체력이나 지식,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남들과는 다른 크리에이티브한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지배하는 시대' 가 될 거라면서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 (제3장 뇌의 러닝 하이, 147)

    질문 1. 기독교의 텍스트북 이름은 무엇인가?
    질문 2. 그 텍스트북(신약)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의 이름은 무엇인가?
    질문 3. 그 인물의 어머니 이름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자.

         물론 그런 얘기야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의 사회가 창조적인 인물을 선호한다는 사실은, 설사 그 창조적인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모른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크리에이티브'를 느낀 것은 저자가 크리에이티브의 힘을 설명하며 꺼내든 것이 종교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책을 읽어가는 내내 미처 예상치 못한 것을 들이밀며 '설득'하는 저자와 보기 좋게 '설득당하는' 내가 있었다. 위에 인용한 질문을 보자. 난 카톨릭을 모태신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아는 질문이지만, 혹 개신교도도 카톨릭이지도 않은 이들에게 묻는다고 해도 대부분은 답을 알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이 질문을 불교에 적용시켜 본다면 어떨까. 적어도 나는 1번은 확신할 수가 없고, 3번은 확실하게 모른다. 어째서? 신자가 아니어서일까? 저자는 이를 '스토리의 힘' 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크리에이티브'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설득당하고 나면 저자가 제시하는 이런저런 방법들을 따라하게끔 되어버린다. 그래서 사실 난 이 책의 목차가 조금 바뀌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 내가 권두에 소개된 내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다가, 3장을 읽고 설득당하고 난 뒤에서야 다시 앞으로 되돌아갔으니까. 크리에이티브의 중요성을
    그냥 '아는 것' 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하하.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전혀 그렇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깜짝 놀래킬 정도의 '크리에이티브'를 가지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럴 수 있는 첫걸음 정도는 되지 않을까. 저자가 바라는 것도 그런 것일테고 말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등장한 에피소드 속 한 아이가 한 말 중에 이런 게 있었다. '잠이 식었어.' 이거 무슨 뜻일까. 어릴 땐 누구나 이런 깜찍한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어린 아이들이 부럽다. 물론 이런 표현을 들었을 때, 아이에게 단어를 잘못 썼다고 타박을 해버리는 어른이 안된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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