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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 시대를 넘어 만나는 매력적인 영웅들.
    읽는다/독서 감상문 2011. 3. 6. 20:17


    2011. 007.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헬레니즘 문화를 꿰뚫는 이윤기의 여정이 도달한 종착지
    이윤기 지음
        

         받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은 별로 많지 않은데, 나 같은 경우 책이 한 손에 오래 들고 있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무게에, 재미있거나, 좋아하는 소재를 다루고 있거나, 혹은 만화책이면 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은 '만화책'이라는 조건을 제외하면 전부를 만족시키는 책이었다. 애초부터 판타지라든가, 신화라든가, 영웅담이라든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단순히 그리스 로마의 영웅들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니라 동서양의 고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故 이윤기 씨의 글이 매력적이었던 덕분이다.

         이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은 1997년부터 약 1년간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글에 보충 취재와 사진, 그림 자료들을 충실하게 추가해 2권으로 나뉘어 발간되었다. 약 스무 명의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번에 내가 읽은 1권에는 테세우스, 알렉산드로스, 뤼쿠르고스, 솔론, 아리스테이데스의 다섯 명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다섯 명 전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지만, 특히 잘 모르고 있던 스파르타의 '뤼쿠르고스'의 이야기는 신선하기까지 했다.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내 시선에서 볼 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파르타'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뤼쿠르고스는 어찌보면 강압적이고 독재적인 면모까지 가지고 있는 무서운 지도자라는 느낌도 들지만, 이윤기 씨가 언급한 것처럼 뤼쿠르고스를 비롯한「스파르타 인에게는 '스파르타의 덕목', 우리가 다시 본받아 가꾸어야 할 미덕」이 있었던 것도 확실하다. (p. 131)

    한 아테나이 사람이, 검박하고 과묵한 스파르타 사람에게 아첨을 떨었다.
    "나는 이래 봬도 '필롤라콘(philolacon)'이라고."
    '필롤라콘'이란 '라케다이몬을 좋아하는 사람', 즉 '스파르타 애호가'라는 뜻이다.
    그러자 스파르타인이 응수했다.
    "차라리 '필로폴리테스(philopolites)'가 되지 그러오?"
    '필로폴리테스'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라는 뜻이다. 그러니 '네 나라나 사랑해라.' 라는 뜻이다.
    ㅡp. 152

    특히 스파르타의 사람들이 회화에 있어 다른 도시 국가들과 다르게 이런 매력적인 명쾌하고 간결한 표현을 사용했던 것 또한 뤼쿠르고스가 제정한 '최대한 짧은 말 속에 많은 생각을 담도록' 한 교육방식에서 기인한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나로서는 이 하나의 에피소드만으로도 뤼쿠르고스가 더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p. 151)

         이렇게 조금은 낯설었던 스파르타의 뤼쿠르고스 외에도 미노타우루스와 미궁 이야기로 유명한 테세우스라든가, 마케도니아의 정복왕 알렉산드로스 같이 친숙한 영웅들의 이야기들이 다양한 사진 자료들까지 더해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나 영웅들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면 더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잘 모르는 이들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역시 다음 권 주문해야겠다. 하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영웅 열전 1 - 10점
    이윤기 지음/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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