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다/독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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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어 : 어떻게 해서든 숨을 쉬어야만 했던 한 소녀의 고백.읽는다/독서 감상문 2011. 1. 27. 21:13
2011. 003. 숨쉬어 Respire 안 소피 브라슴 지음ㅣ최정수 옮김 내가 이 소설을 처음 읽었던 것은 2004년 경이다. 지금도 낯설지만, 당시에는 더더욱 낯선 이름의 작가가 쓴 데뷔작을 아무런 고민도 없이 집어들었던 건 검은 색의 소녀가 서 있는 붉은 색의 표지와 '숨쉬어' 라는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당시의 나는 무척이나 '숨 쉬고 싶어했었다.' 샤를렌과는 다른 종류와 방향의 억눌림이었지만, 벗어나고 싶어했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도 했다. 그래서 이 소설은 담고있는 내용과는 별개로 내게 있어 조금 특별한 책이다. 올해 들어 문득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던 것도 비슷한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리고 물론 내 사정과 별개로, 이 소설은 18살의 소녀 샤를렌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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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의 숲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 타인을 들여다보다.읽는다/독서 감상문 2011. 1. 15. 22:51
2011. 002.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 문학의 숲 003 토머스 드 퀸시 지음ㅣ김석희 옮김 역시 시공사 '세계 문학의 숲' 초반 라인업은 지극히 승부욕을 자극하는 글들인 것 같다. 전 권인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은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여진 글이어서 읽는 것 자체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데, 이번의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짧은 글ㅡ해설을 제외하고 185쪽 가량ㅡ임에도 불구하고 글 전체를 관통하여, '17년 동안이나 아편을 복용하고 8년 동안이나 아편의 힘을 남용한' 저자, 토마스 드 퀸시의 적나라한 치부를 들여다보는 느낌이 드는 바람에 꽤나 고생하며 읽어야 했다. (p. 166) 실제로 이 글은 '문학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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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 꿈의 도시는 없는 곳(無理)이었다.읽는다/독서 감상문 2011. 1. 6. 23:11
2011. 001. 꿈의 도시 無理 오쿠다 히데오 지음ㅣ양윤옥 옮김 오쿠다 히데오의 글은 이번이 두 번째다. 우연한 기회에 선물을 받았던 '인 더 풀'이 그 처음이었는데, 특이하다는 말 정도로는 설명이 안되는 괴짜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제법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간 발간된 수많은 오쿠다 히데오의 글들을 제껴두고 이번에 읽게 된 것이 바로 이 '꿈의 도시'. 한 번에 읽어내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630페이지의 장편 소설로, 쇠락한 지방의 세 개의 읍을 하나로 통합하며 각 읍의 머릿 글자를 조합해 만든 '유메노 시'를 배경으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일종의 군상극이다. 그래도 그 긴 길이가 지루하진 않다. 같은 공간 안에서 제각각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다섯 명의 남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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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길들이기 : 명품 백으로 이베이에서 성공한 남자의 짜릿한 모험담.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2. 29. 19:39
에르메스 길들이기 2010. 066. 에르메스 길들이기 명품 백으로 이베이에서 성공한 남자의 짜릿한 모험담 마이클 토넬로 지음ㅣ공진호 옮김 오래간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버린 책이다, '에르메스 길들이기'. 소설이 아닌데도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펼쳐지는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는 '에르메스 길들이기'는 전직 헤어 /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였던 마이클 토넬로가 우연히 가게 된 바르셀로나에 반해 이주를 결심하고, 그 곳에 정착해, 이베이를 통해 물건을 사고 팔다 '에르메스'를 알게 되고 '에르메스 리셀러'가 되어 전세계를 누비게 되며 겪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쓴 책이다. 사실 제목에도 등장하는 '에르메스'는 워낙 내가 명품이니 뭐니 하는 고가 브랜드 상품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간신히 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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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책들 : 당신의 인생의 결정적인 책은 무엇입니까?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2. 18. 20:55
결정적인 책들 2010. 064. 결정적인 책들 왕상한 교수, 내 인생의 책을 말하다 왕상한 지음 얼마 전, 독서 취향 테스트에 대한 포스팅을 했었는데, 그 결과대로 나는 사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거의 관심이 없다. 그런데 그건 일반적인 얘기로 베스트 셀러니 뭐니 하는 것들에 관심이 없다고 해야 하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고, 신뢰할만한 지인들이 진심으로 좋다고 얘기해주는 책이라면 읽어보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일. 신뢰할만한 지인, 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진심으로 어떠한 책의 좋은 점을 이야기해준다면 마음이 끌리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왕상한 교수가 쓴 '결정적인 책들'은 읽는 내내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나와 비슷한 성향의 멘토로부터 책을 친절하게 소개받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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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의 숲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 텍스트를 '보다'.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2. 14. 23:01
2010. 065-1, 2.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세계문학의 숲 001, 002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ㅣ 안인희 옮김 1929년에 쓰여진 소설을 읽고 문화적 충격을 느꼈다는 것은 내가 여태까지 얼마나 한정적인 스타일의 글만을 읽어왔는지에 대한 증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만큼 이 작품이 세대를 뛰어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세계문학전집들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시공사에서 '세계 문학의 숲'이라는 타이틀로 발간되고 있는, 총 100권으로 예정되어 있는 세계문학전집의 첫번째 소설,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 바로 그 작품이다. 독일 표현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알프레트 되블린의 대표작이기도 한 이 글은 소설이 쓰여진 1920년대의 베를린을 생동감있게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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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훈민정음 : 우리 일상에 남아있는 일본어의 찌꺼기들.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2. 13. 22:24
사쿠라 훈민정음 2010. 063. 사쿠라 훈민정음 국어사전 속 숨은 일본말 찾기 이윤옥 지음 수우미양가, 방명록, 달인.... 일상 생활에서건 방송에서건 평범하게 사용되고 있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저 단어들이 일본말에서 온 단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사실 오뎅이나 쓰끼다시 같은 말들은 보기만 해도 '아, 일본어에서 온 말이구나' 하는 느낌이 오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다마네기나 요지 같은 단어들은 이제 거의 순화되어서 되려 이젠 저 단어를 일상 생활에서 듣는 게 더 어려워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일본말의 잔재들은 느끼지 못할 정도로 깊숙이 남아 있다. 앞에 예를 든 단어들과 달리 듣는 것 만으로 구분이 어려운 단어들이 특히 더 그렇다. 우리나 일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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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2. 6. 23:32
제임스 카메론 2010. 060. 제임스 카메론 상상하라, 도전하라, 소통하라 이윤정 · 김지영 지음 아바타와 제임스 카메론 영화 감독 '제임스 카메론'. 왠만한 배우 이상으로 유명한 이 영화 감독은 지난해, 자기 자신이 만들었던 영화 '타이타닉'이 가지고 있던 흥행수입기록을 그 차기작인 '아바타'로 갱신하는데 성공했다. 타이타닉이 1997년도 작품이니, 12년 가까이 그 어떤 영화도 깨지 못했던 그 기록을 스스로 말이다. 하지만 영화 '아바타'를 이야기할 때 그 놀라운 흥행 성적보다도 먼저 얘기되는 것은 역시 3D다. 3D 그 자체가 새로운 것도 아니고, 영화에 3D가 처음 사용된 것도 아니지만, '아바타' 이후에서야 3D가 '사운드와 컬러의 등장에 이은 영화 역사상 제 3의 위대한 발명' 이라고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