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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사슴' ; 1936년 100부 한정판 백석 시집읽는다/독서의 기록 2016. 3. 17. 22:06
요즘 시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물론 그 이전에 소장욕이란 게 있어서 이 초판본 시리즈를 수집하듯 모으고 있는 거겠지만. 하지만 정말로 공부하려고 읽는 게 아닌 시는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손에 들게 된 사슴.영화 동주에서도 몽규가 동주에게 건네주며 필사하라고 하던 그 시집이다.백석 시인의 시는 정규교과과정이 끝나고 나서 접한 기억이 있다.그래서 교과서 단골 시인들의 시에 비해 훨씬 좋은 기억. 덤으로 온 나무 펜. 펜촉은 분리되어 왔는데 합체시켜 보았다.시집 자체가 참 단정하고 예쁘다. 그리고 앞뒷장이 연결되어 있는 자루매기 제본으로 되어있다.처음 딱 받았을 때 비닐로 포장되어 있는 책장이 들쑥날쑥해서 뭐가 잘못된 줄 알았는데,펼쳐보니 이런 독특한 제본으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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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Room, 2015) : 방 밖으로 나오니, 거기엔 또 다른 방이 있다.본다/영화를 봤다 2016. 3. 6. 20:29
룸ROOM, 2016 오랜 시간 동안 갇혀있던 방을 빠져 나왔지만 거기에는 또 다른 방이 있다.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의 방은 내가 스스로 열 수 있는 문이 있는 방이란 거다. 잭(제이콥 트렘블레이)은 엄마 조이(브리 라슨)와 함께 사는 방에서 나가본 적이 없다. 아니, 그 방에서 태어나 줄곧 살아왔기에 방 외의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그런 잭의 삶이 만족스러웠을 것이라든가, 좋았을 거라든가, 행복했었을 거라든가. 그런 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물론 잭은 그랬을 거다. 자신이 갇혀있다 혹은 자유를 구속당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한다면 벗어나고 싶다는 욕구를 갖거나 이러한 삶이 괴롭거나 힘들다고 느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테니까. 잭은 마치 계란 껍데기를 부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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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잠 : 복잡하게 꼬인 관계를 걷어내면 보이는, 진실.읽는다/독서 감상문 2016. 2. 29. 00:21
창백한 잠蒼ざめた眠り 가노 료이치 / 엄정윤 옮김 이 작품의 주인공은 폐허, '사람의 손길이 끊긴 채 남겨진 광경들에 매료되어 있'는 사진작가 다쓰미 쇼이치다. 불미스러운 사건에, 그것도 억울하게 연루되어 자신의 모든 커리어를 통채로 잃을 뻔한 상실에서 간신히 벗어난 사람이 폐허에 매력을 느끼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고, 그런 텅 비었지만 비어있지만은 않은 공간을 담아낸 사진집을 내려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다쓰미는 자신의 사진집의 표지를 장식할 사진을 찍기 위해 작은 도시 다카하마를 찾는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머릿 속 이미지 그대로의 풍경이 아니라 한 여성의 시체였고, 이건 이상한 일이다. 살해당한 채 발견된 사람은 아이자와 다에코. 저명한 여성 저술가로, 다카하마 지역의 공항건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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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2016) : 크게 소리내어 울고 싶었다.본다/영화를 봤다 2016. 2. 18. 23:31
동주DongJu ; The Portrait of A Poet 정말로 그랬다. 사실 크게 소리내어 울고 싶었고,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래서 아직도 숨이 턱턱 막힌다. 부끄럽게도 난 윤동주를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말해왔었고, 그런 주제에 그의 시를, 아니 그의 시어 하나조차도 마음으로 받아내지 못했었다. 그 부끄러움을 몰랐던 나는 부끄러운 존재였다. 뒤늦게나마 알았다한들, 이번엔 알고 있기에 부끄럽다. 이제야 어째서 그가 남긴 시들 속에 '부끄럽다'는 단어가 그리도 많았었는지, 조금, 아주 조금이나마 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실 이 영화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난 동주와 몽규의 연표가 올라가는 걸 바라보며 조금 전보다 더 서럽게 울고 싶어졌었다. 엔딩에서야 색을 입고 빛나게 웃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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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선생님 5 ~ 8 : 세상은 옳고 그름으로만 나뉘어지지 않는다.읽는다/독서 감상문 2016. 2. 14. 21:16
스즈키 선생님 5 ~ 8 타케토미 겐지 / 이연주, 안은별 옮김 이렇게 읽는 도중에도, 읽고 난 후에도 작품 내 논의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끔 만드는 만화책은 처음인 것 같다. 아니, 굳이 만화책으로 한정짓지 않아도 내가 읽고 접하는 책들 가운데에선 상당히 드문 일이다. 특히 내 자신이 평소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던 상식이 어쩌면 생각없이 수용한 편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라고 내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해 내린 결론이라 믿고 있던 것들이 정말로 그랬던 것인지 의심하게 되는 일은 정말로 그렇다. 지난번 처음 이 스즈키 선생님이란 작품을 접했을 땐, 중학생들과 그 담임 선생님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가끔씩 잊어버리게 될 정도로 날 것 그대로의 표현과 소재에 당황스러워했었지만, 솔직히 이번엔 그렇지 않을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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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보낸 엽서들 : 공식 포스트크로싱보내고, 받다/보내다 : Outgoing 2016. 2. 12. 16:17
보낸 곳 : 리히텐슈타인 첫 엽서들을 우표 없이 보냈던 게 마음에 걸려 각각 전지로 사왔던 300+90+10원 우표 조합을 쓰기 시작했다.해외로 보내는 엽서는 정해진 규격을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어디로 가든 400원이면 된다. 보낸 곳 : 미국 똑같은 엽서를 미국으로도 보냈다. 도티, 라는 미국인 여성분이었는데 허레이 메일을 받은 얼마 후, 인스타그램에서 재회하게 됨ㅋㅋ지금까지도 서로의 포스트에 좋아요 눌러주면서 잘 지내고 있음 :) 보낸 곳 : 독일 앞으로 주구장창 보내게 될 그 나라, 독일로 보낸 달 엽서.우주를 좋아하는 남성 크로서여서 무척 멋진 달 엽서 고맙다는 허레이를 받고 뿌듯해했다.처음으로 크로서의 위시에 맞춰서 보냈던 엽서. *** 공식으로는 딱 세 통밖에 못 보냈던 2015년의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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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스톰 : 가장 IT적인, 그래서 본능적 생존투쟁일 수 밖에 없었던.읽는다/독서 감상문 2016. 2. 11. 21:22
사이버 스톰CYBER STORM 매튜 매서공보경 옮김 한 때 바이러스니 해킹이니 사이버 전쟁이니 하는 소재들이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단어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세기말적인 감성을 느끼게 된다. 어딘지 모르게 음울하고, 신비스러우며, 알 수 없는 흐릿함. 가장 최신의 기술과 선구적인 영역을 소재로 삼고 있었지만 나는 그랬다. 하긴 천재 해커와 인공지능이든 초바이러스든 양자간에 펼쳐지는 이진법의 치열한 수 싸움 따위를 아무리 글로 표현해보았자,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인의 눈엔 그리 비칠 수 밖에. 그러니 분위기라도 양껏 있어보이게, 아예 아무 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게ㅡ뭐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실제 IT(Information Technology) 전문가인 저자가 '가장 현실적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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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연하우표 및 발행되었던 기념우표들 :)보내고, 받다/우표 2016. 2. 4. 15:22
지난 번에 2015년 11월, 12월 발행우표 포스팅을 한 김에,2015년에 발행되어서 구매했던 기념우표들도 포스팅해놔야 겠다고 생각했다 :)더불어서 개인적으로 역대 연하우표 가운데에서도 귀엽기로 1등 먹을 작년 연하우표도. 발행은 2014년에 되었지만 난 2015년에서야 존재를 알고 구매했던 양 연하우표 4종. 각 300원.작년 1월에 포스트크로싱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우표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우표다.딱 작년 이맘때즈음 관련 포스팅을 했었던 기억.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매일 아침에 우체국에서 기다리다 구매했던 별자리 우표. 2015년 2월 발매.스티커 형태로 되어 있고 12궁도 별자리 외에 카시오페이아 등 4개 별자리까지 총 16종. 각 300원.지금까지도 볼 때마다 황홀해지는 우표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