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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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2011) : 블록버스터 코미디.본다/영화를 봤다 2011. 7. 31. 20:59
퀵 2011 '퀵'을 보기 전, 국내 최초의 오토바이 액션 블록버스터라든가, '스피드'를 연상케하는 영화라든가, 와 같은 얘기들을 듣지 않았더라도 아마 나는 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이 영화, 참 돈 많이 들어간 코미디 영화라고. 여기서 많은 돈은, 액수를 얘기하는 건 아니다. 코미디 영화에 돈이 많이 들어가면 안된다는 얘기도 아니고. 난 그저 어떤 장르의 영화든 꼭 이렇게 많은 돈을 굳이 써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가 안타까울 뿐인거다. 이 영화는 전직 폭주족이자 현직 퀵 서비스 직원인 기수(이민기)가 정체불명의 사나이에게 협박을 받는 이야기다. 기수는 그의 지시에 따라 폭탄이 설치된 헬맷을 머리에 쓰고ㅡ정확히는 다른 사람에게 씌우고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기며 오토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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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2011) : 씁쓸하지만, 웃을 수 밖에.본다/영화를 봤다 2011. 7. 24. 17:53
풍산개 2011 누구나 그렇겠지만 널리 괜찮다며 인정받더라도 안 끌리는 것이 있고, 반대로 아주 뛰어나진 않더라도 어쩐지 끌리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영화 '풍산개'는 그 상반된 두 가지 감정을 공존케하는 작품이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풍산개를 개봉하는 날 찾아가서 본 이유는 '빨리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기덕, 이라는 이름이 내게 주는 감각은 늘 그렇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배우 윤계상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보게 된 풍산개는 여러모로 내 기대와 엇나간 작품이었다. 마냥 불편할 줄 알았던 이야기는 그 불편함을 불편하게만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씁쓸하더라도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들어주었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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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011) : 아직도 안봤나, 이 영화를.본다/영화를 봤다 2011. 7. 11. 23:55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X-Men: First Class, 2011 그런 게 있다. 너무 좋으면, 뭐라고 얘기해야 될 지를 모르겠어서, 감상문이고 뭐고 못쓰겠는 그런. 하지만 그런 영화일수록, 감상문을 가장한 낙서 하나라도 끄적여두지 않으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한다. 그래서 쓴다. 하지만 어쩌면 이 글은 그런 글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이 이야기와 이 이야기 속의 캐릭터들이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조금은 뻔뻔한 고백, 뭐 그런 거? 어쨌든 이 글은 이제 개봉 7주차에 들어선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 대한 끄적거림이다. 그러니 스포일러는 주의바란다. 하하. 이 영화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엑스맨 시리즈다. 사실 원작 만화의 방대한 이야기와 다양한 캐릭터를 담아내기엔 울버린을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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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자 (2011) : 누가 진짜 '음모자' 인가.본다/영화를 봤다 2011. 6. 25. 13:24
음모자 The Conspirator, 2010 *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실화를 그린 영화이므로 명확하게는 스포일러라고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영화 전개에 대한 언급이 비교적 상세히 되어 있는 편이니 주의가 필요한 글입니다. 좋아하는, 정확하게는 시카고에서 살던 시기에 좋아하게 된 역사적 인물 중 하나인 링컨 대통령의 암살을 소재로 그 뒷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라는 것도,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이 4년 만에 들고온 영화라는 것도, 현재 내게 '찰스 이그재비어'와 동일시되어 있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변호사로 나온다는 것도, 그리고 음모자(Conspirator)라는 제목조차도 전부 이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들었던 이유였다. 아, 그리고 물론, 실망하진 않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영화에 몰입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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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카바나 (2011) : 그래도 변하지 않는 관계, 엄마와 딸.본다/영화를 봤다 2011. 5. 23. 23:52
코파카바나 Copacabana, 2010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나는 약간의 걱정을 했다.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다루는 대부분의 영화가 그렇듯 이 영화도 관객을 울리려고 하는 혹은 울게 만드는 영화일까 싶어서. 난 영화관에서 눈물을 흘리고 싶어하지 않는 편에 속하는 사람이고 그게 별다른 사건이 없더라도 생각하면 어쩐지 울컥하게 되기 마련인 부모님과 관련한 이야기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이 프랑스 영화 코파카바나는 그런 나의 섣부른 걱정을 기우로 만들어준 영화였다. 영화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자유롭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고싶은 한 여자, 바부와 그렇게 자기에게 주어져왔던 자유로움이 더이상 자유로움으로 느껴지지 않는 또 다른 여자, 에스메랄다가 있다. 그리고 그녀들의 관계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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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2011) :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은 이야기.본다/영화를 봤다 2011. 5. 8. 13:03
소스 코드 Source Code, 2011 이 영화는 더이상 기발하다고 할 수는 없는 소재,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머릿 속으로 들어간다거나, 과거로 돌아간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90여분의 러닝타임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진부하기보단 신선했고, 머리가 아프거나 복잡하기보단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건, 이 영화가 애초에 관객과의 치열한 두뇌게임을 즐기기 위해 ㅡ마치 인셉션처럼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영화의 타이틀이자, 이 SF 영화의 핵심인 '소스 코드'는 '타인의 8분 전으로 무한정 돌아갈 수 있는' 기술이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이해한 게 정확하다면 말이다. 그리고 사실 그게 다다. 소스 코드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것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고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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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2011) : 권투하는 형제의 이야기.본다/영화를 봤다 2011. 3. 5. 20:51
파이터 The Fighter, 2010 그러고보면 작년 이맘 때 쯤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미국 스포츠 스타의 성공담을 그린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당시 그 평범한 영웅의 주위에서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와주었던 인물을 연기한 배우 산드라 블록이 각종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것도. 어쩌면 누구나 다 아는 우리 현실 속에 존재하는 히어로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영화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보다도 그의 주변에서 그가 성공하도록 도와준, 혹은 성공하는 계기가 되어준 인물들에게 시선이 쏠리는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 영화 속에서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디키에게 시선이 가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아일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복서, 미키 워드(마크 월버그)가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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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2007) : 이미지의 혼란 속에 빠져버리다.본다/영화를 봤다 2010. 12. 5. 16:45
M 2007 이명세와 강동원이 만난 두 번째 작품, M. 사실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당시에 무슨 사정이 있었던건지 타이밍을 놓쳐 보지 못했다. 사실, 영화관에 걸려있을 때 보지 못하면 왠만한 영화는 그냥 못보고 지나가기 마련인데 모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영화를 예매하면 주는 VOD 상품권을 매번 버리기만 하다 한 번 써볼까 싶어 뒤적일 때 눈에 들어왔던 게 바로 이 M 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역시 이 영화, 최소한 영화관에서 봤어야 했다. 어째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 이유는 '그래야 그나마 이 영화의 미덕인 화려한 이미지라도 즐길 수 있었을테니까' 다. 그러고보면 이 감독의 전작인 '형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