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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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2011) :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사랑스러운 영화.본다/영화를 봤다 2011. 10. 30. 12:30
완득이 2011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김춘수 시인의 '꽃'을 살짝 비튼 홍보 문구가 쓰여 있다. 라고. 물론 이건 원작 소설 속에 등장하는 문장일수도 있겠지만 읽지 않은 나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ㅡ하지만 정말 완득이로선 그런 심정일테니 원작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여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이 영화, 완득이는 내가 미처 부르기도 전에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준'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사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건, 최소한 이야기 자체만큼은 상당히 매력적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관계자들 풀어서 책 사들여 만드는 그런 베스트셀러 말고, 진짜 베스트셀러. 그런 의미에서 완득이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진 영화다. 원작을 보지 못한 나 같은 감상자의 경우 반대의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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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 (Contagion, 2011) : 이것은 영화다.본다/영화를 봤다 2011. 10. 21. 11:07
컨테이젼Contagion, 2011 솔직히 말하자. 내가 이 영화를 보려고 생각했던 것은 오로지 배우들 때문이었다. 이 쟁쟁한 배우들 중에서 굳이 좋아하는 배우를 꼽으라면 주드 로, 정도지만 내가 좋아한다고 하지 않는다 해서 이 배우들이 가진 힘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배우들이 '전부' 한 번에 나오는 영화라면 봐두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내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가 정확히 맞다. 그렇게 충실한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보면서, 또한 보고나서 생각한 것은, 어쨌든 그래도 이건 영화라는 거였다. 혹은 영화라서 다행이다, 라고 해야하나?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다시 이 영화를 떠올리는 지금, 막상 볼 때는 못 느끼던 스산함이 느껴지는 것은 이 영화가 마치 한 편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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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 릴라 (2011) : 마음 편하게 봐야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본다/영화를 봤다 2011. 10. 11. 18:21
릴라, 릴라 Lila Lila, 2009 언제나 그렇듯이 별다른 정보 없이 보러 간 영화, '릴라 릴라'는 나처럼 로맨틱 코미디를 그다지 즐겨보지 않는 사람도 볼 수 있을만큼 적당히 로맨틱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였다. 사실 꽃분홍 색의 포스터 이미지와 무슨 뜻인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상큼발랄한 느낌의 '릴라 릴라'란 제목만 봐선 꽤 간질간질한 영화를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존재감 없는, 정말로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소심한 남자 다비드(다니엘 브륄)의 독백, 아니 푸념으로 시작한다. 사실 이 배우, 아니 다비드는 얼핏 이완 맥그리거를 연상케하는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나로선 왜 존재감이 이리도 없는건지 의아하기까지 하지만 확실히 이 영화 속 다비드는 참 존재감도 없고 거기다 소심하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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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날들 (2011) : 평범해서, 불편하다.본다/영화를 봤다 2011. 9. 27. 21:46
평범한 날들 Ordinary Days, 2010 이 영화를 보기 전 막연히 이런 생각을 했다. 대체 평범하다, 는 건 뭘까.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얘기일까?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남과는 다르다. 그러니 평범=남과 똑같다, 는 얘기도 아니다. 그렇다면 평범하다는 건 대체 뭘까. 흔히 있을 수 있는, 뭐 그런건가? 도무지 답이 나질 않는 의문이 끊임없이 머릿 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난 이 영화, '평범한 날들'을 보면 조금쯤은 그 답을 알 수 있을까, 따위의 기대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기대는 어긋났다. 얼핏 평범한 듯 보이는 세 사람, 두 사람의 남자와 한 사람의 여자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는 독립영화 '평범한 날들'은 송새벽에게 낚였다, 는 기분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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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2011) : '활'이 생기를 불어넣은 추격 액션극.본다/영화를 봤다 2011. 9. 19. 14:34
최종병기 활 2011 아무도 관심없는 얘기겠지만 난 활을 좋아한다. 아니,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활을 쏘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 애착은 나름 집요한 구석이 있어서, 대개 전사, 마법사, 궁수, 도적 등으로 캐릭터의 직업군이 나뉘어지는 온라인 게임을 할 때도 늘 내가 선택하는 직업은 궁수일 정도다. 그래설까. 이 영화, '최종병기 활'은 그 제목부터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활'이라니. 게다가 '최종병기'라니. 하하. 별 거 아닌 얘기지만, 내가 왜 이 영화를 기대했는지에 대한 설명으론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활 혹은 궁사'에 대한 내 집착과는 별개로 이 영화는 제법 볼만한 영화였다. 청나라의 침공으로 수많은 포로가 잡혀가고 일방적으로 당해야만 했던 역사적 굴욕의 시기, 병자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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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折り梅, 2011) : 지금의 나와 당신이 봐야하는 영화.본다/영화를 봤다 2011. 9. 18. 16:19
소중한 사람 折り梅, Oriume, 2002 알츠하이머. 흔히들 치매라고 하는 그 병이다. 요즘은 젊은 층의 사람들도 걸리는 경우가 제법 있는 병이지만, 역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에 걸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의 황혼기에 들어서신 분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 영화, '소중한 사람'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어머니와 그런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 그리고 그녀들의 가족 이야기다. 그런데 왜 이 포스팅의 제목이 '...봐야하는 영화' 냐고? 본래 그 어떤 영화 감상문을 써도 남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고 글을 쓰는 경우가 없는 나로선 드물게도 강한 추천을 담고 있는 제목이다. 하지만, 정말로, 이 영화는 다들 한 번 정도는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제목을 달았다. 어째서, 인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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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비 어프레이드 (2011) : 기묘한 전설 비틀기, 그리고 어린 소녀.본다/영화를 봤다 2011. 8. 31. 14:20
돈 비 어프레이드 : 어둠 속의 속삭임 Don't Be Afraid Of The Dark, 2010 영화 내용에 대해 다소 상세한 언급을 하고 있는 글입니다. 먼저 말해두지만, 이 영화의 감독은 '길예르모 델 토로'가 아니다. '제작'도 아니고 '작품'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어서 착각하기 쉽지만, 이 영화의 감독은 '트로이 닉시'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서 길예르모 감독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환상적인 세트도 그렇고, 신비로운 느낌의 어린 소녀 또한 그렇다. 또, 장르를 규정짓기 어려운 모호함도. 이 영화에선 북유럽의 동화 속에 나오는 '이빨 요정' 이야기가 기묘하게 비틀려있다. 원래대로라면, 빠진 이를 침대 밑에 넣어두고 잠이 들면 요정이 찾아와 이를 가져가고 대신 돈을 놓아두고 간다, 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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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오버 2 (2011) : 아오 내 눈! 못말리는 진상들이 돌아왔다!본다/영화를 봤다 2011. 8. 27. 21:59
행오버 2 The Hangover Part II, 2011 우선, 이 영화는 호불호가 격하게 갈릴 영화다. 못말리는 진상, 아니 꽐라들이 돌아왔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음 이 '꽐라 코미디'를 보게 된 이유인 브래들리 쿠퍼는 여전히 섹시하지만. '행오버'는 '죽어라 술 마시고 정신줄을 놓은 다음날 겪게 되는 숙취' 따위를 말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전 날 뭘했는지 전혀 기억 못하는 남자들이, 대체 어젯밤 우리는 무엇을 했으며, 도대체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가에 대해 역추적을 하는 이야기다. 물론 술 먹고 필름 끊기는 거야, 누구나 살다보면 한번쯤은 겪는 흔한 일이다. 그러니까 별 일 없는데 단순히 아무 생각도 안나는 거면 문제될 게 없는 일이라는 거지. 하지만, 이 남자들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