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ckpot, may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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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페아 공주 : 있을 법한 환상.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10. 1. 21:39
2010. 046 카시오페아 공주 이재익 지음 '카시오페아 공주'를 읽었다. 읽기 전부터 인기 라디오 방송인 컬투쇼의 PD가 쓴 소설집이라는 얘기를 들었기에, 재기발랄한 무언가를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고, '판타지, 멜로,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가 결합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소설집' 이라는 선전 문구를 보면서 흥미롭다고 생각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조금 아리송할 따름이다. 확실히 판타지도 있고 멜로도 있고 호러....(라기보단 고어함)도 있는 듯 싶고, 미스터리도 있고, 로맨스도 있는 듯 하지만 몽환적이며 환상적이었다고는 말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현실적이었으니까. 이 책 속의 다섯 이야기는 정말 있을 법한 느낌을 주는 판타지다. 혹은 있어서는 안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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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스 투 줄리엣 (2010) : 유쾌하고 즐겁고 귀여운 로맨스.본다/영화를 봤다 2010. 9. 29. 17:25
레터스 투 줄리엣 Letters To Juliet, 2010 7월 말,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미리 관람할 수 있었던, 레터스 투 줄리엣.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무방비 상태로 봐야했던 이 영화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유쾌했고 즐거웠고, 달콤했던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로맨스물이 그러하듯이 이 영화 역시 간단한 시놉시스만 보아도 어떠한 전개가 펼쳐질런지 뻔히 눈에 보이는, 그렇고 그런 영화다. 주인공은 뉴요커라는 잡지의 자료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던 소피.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피앙세인 빅터와 함께 이태리의 베로나로 여행을 가게 된다. 그리고 베로나에는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과 로미오의 밀회가 이루어졌던 발코니가 관광명소화되어 있는데, 소피는 그 곳에서 우연히 전세계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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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 (2010) : 정말 끝나지 않은 이야기.본다/영화를 봤다 2010. 9. 27. 20:49
레지던트 이블 4 끝나지 않은 전쟁 3D Resident Evil: Afterlife, 2010 '레지던트 이블 4' 라는 타이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 시리즈의 네번째 영화다. 그런데 나는 이 긴 시리즈물을 네 편째에 와서야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꽤나 오래전에 '레지던트 이블'을 보다가 관뒀던 기억은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그렇듯이 그 때의 나도 좀비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랬을 거라고 짐작만 할 뿐이다. 어쨌든 이젠 이 시리즈 물에 '좀비'가 나온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고,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밀라 요보비치가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는 말만 떠올리며 보고 왔다, 레지던트 이블 4.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 '시작하나 싶더니 끝나버려서 당황스러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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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 중학생 탐정 콤비와의 첫만남.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9. 13. 20:47
2010. 042. 오늘 밤은 잠들 수 없어 今夜は眠れない 미야베 미유키 지음 ㅣ 김해용 옮김 뒤늦게 일본 장르 문학에 손을 대기 시작한 탓에 읽고 싶은 게 산더미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 물론 왠만큼 인기 있는 작품은 차례차례 영상화되는 일본이다보니 그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꽤 봐왔지만, 그녀의 글을 직접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그 작품이 또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스러운 글이 아닌데다 얼마 전 읽었던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에 이어 또 거의 20여년전에 쓰여진 소설이라는 건 ^^; 물론 오래전 글이나마 번역되어 출간되는 걸 기뻐해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주인공은 평범한 ㅡ음모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평범한 중학생 마사오. 탐정 콤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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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 일상 속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9. 11. 21:07
2010. 045.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2, 古書店アゼリアの死體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ㅣ 서혜영 옮김 처음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 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내 멋대로 상상했던 게 있다. 책냄새 풀풀 나는 오래된 헌책방에서 기묘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 이 헌책방을 무대로 명탐정과 영리한 범인 사이의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등등. 뭐 결국은 헌책방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소설일 거라고 예상하고 기대했단 얘기다. 그런데 어떠했냐고? 아, 뭐, 아예 틀린 건 아니었지만, 기대를 충족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정도의 등장이었고 장소였다, 헌책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즐겁게 보았다, 이 소설. 총 세 작품이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라는 시리즈로 묶여있다던데, 이미 출간된 첫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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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 코리아 : 내가 김진명을 쉽게 읽지 못하는 이유.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9. 9. 19:50
2010. 040. 바이 코리아 BUY KOREA 김진명 지음 지금보다 더 어렸던 시절, '하늘이여 땅이여'라는 소설을 통해 처음 '김진명'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그 후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를 비롯해서 '가즈오의 나라', '황태자비 납치사건', 그리고 '코리아 닷컴' 까지 그의 신간이 나올때마다, 혹은 구간들을 뒤져서 읽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의 글을 편하게 읽지 못하게 되어버렸고, 꾸준히 발표되는 그의 '흥미로워 보이고 재미있을 것 같은' 신작들을 의식적으로 피하게 되어버렸다. 어째서? 물론 처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그랬을테지만 최근엔 그저 습관처럼 그렇게 해왔던 것 같다. 그러다 북테스터로 선정되어 아주 오래간만에 읽게 된 그의 소설이 바로 이 '바이 코리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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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 22년 전 태어난 고양이 탐정.읽는다/독서 감상문 2010. 9. 8. 17:01
2010. 044.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三色猫ホームズの推理 아카가와 지로 지음 ㅣ 정태원 옮김 우아한 고양이 탐정 '홈즈'가 등장한 시리즈 물의 첫번째 이야기가 바로 이 '추리' 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고양이 탐정 홈즈가 이 세상에 나온 지 22년이 지났고, 총 시리즈 물의 권수가 수십개에 육박함에도 나는 얼마 전에서야 처음, 이 고양이 탐정 이야기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내내 이 글이 22년 전에 쓰여진 글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고, 덕분에 다소 진부한 듯한 설정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는 사실을 말해둬야겠다. 물론 설정적으로 그랬다는 것이지, 그것이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미스터리의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는 일은 없었다는 것도. 이 작품은 앞서 말했듯이 고양이 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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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를 보았다 (2010) : 내 속의 새끼 악마 한 마리.본다/영화를 봤다 2010. 9. 7. 20:08
악마를 보았다 I Saw The Devil, 2010 * 간접적인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래서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가서 봐야 된다. 물론 내가 그렇다는 얘기다. 개봉한 지 좀 시간이 흘러서 그 영화에 대한 말이 ㅡ호평이든, 혹평이든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왠지 보기 싫어지는 청개구리 심보를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순수하게 내 스스로가 영화를 보고 느끼고 싶다는 욕심이 가장 크다. 그래서 내가 보고 싶은 영화에 대한 글은 내가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미뤄두기도 하고, 이래저래 타이밍이 안 맞아 개봉 직후에 보지 못한 영화의 경우는 '정말로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면 관람을 포기하기도 한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 '악마를 보았다' 역시 거의 그 관람을 포기하고 있었던 영화였다. 물론 어느 정도는 보고 싶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