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다/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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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2011) : 영화로 담아내기엔 힘겨워보였던 이야기.본다/영화를 봤다 2014. 5. 25. 21:44
특수본 Special Investigations Unit (S.I.U.), 2011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끊어가면서도 길게 갈 수 있는 드라마가 어울린다. 기껏해야 2시간이 조금 넘을 뿐인 영화 안에 담아내기엔, 너무나 많은 실타래들이 얽혀있다는 느낌이 강했다. 특수본의 전개 방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드라마에 더 가깝달까, '스럽다'. 반전과 반전. 하나를 해결했다 싶으면 연이어 등장하는 단서와 또 다른 사건들. 그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소소해 보일진 몰라도 각기 지닌 의미가 있었고, 김 형사(엄태웅)은 그 실마리를 붙잡아, 한 번에 한 계단씩 밟아 올라가야만 했다. 서너계단씩 훅훅 뛰어올라갈 게 아니라. 보는 내내 가능만 하다면 뒤를 따라가 붙잡아 세우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그리고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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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 시리즈를 완벽히 부활시키다.본다/영화를 봤다 2014. 5. 22. 08:00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이하 엑퍼클)가 공개된 것도. 물론 그 사이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가 하나 있긴 했지만, 상당히 오래간만인 엑스맨의 귀환은 이 시리즈의 열혈 팬임을 자부하는 내게 있어서 상당히 흥분되는 일이다. 아, 혹시나 해서 짚고 넘어가자면 이 영화는 엑퍼클의 후속작이다. 3년. 엑퍼클의 개봉 이후 지금까지 사실 헐리웃 영화계는 꽤나 격렬한 변화를 겪었다. 물론 그전에도 상업적으로 충분한 성공을 거둔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종종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 여러 명의 개성 강한 히어로들이 함께 나와 공동의 적과 싸운 '어벤져스'의 대성공으로 일명 히어로 무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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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Guzaarish, 2011) : 스스로의 죽음을 '청원'하다.본다/영화를 봤다 2014. 5. 21. 10:58
청원Guzaarish, 2010 보통 영화를 보면 감상문을 꼬박꼬박 쓰려고 노력을 하는 편인데 그게 잘 안되는 영화들이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많은 경우는 '할 말이 없어서'다. 영화가 재미가 있건 없건, 마음에 들었건 아니건 간에, 어떤 영화는 정말 아무 말도 못하게 만든다. 투덜거림조차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할 말 없는 영화는, 결국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이기도 하고. 그리고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할 말이 너무 많아서'다. 장면 하나를 되새길 때마다 새삼 느끼고, 생각하고, 또 곱씹다가 간신히 다른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한참동안 제자리 걸음. 그러다보면 어떤 얘기는 하고 어떤 얘기는 하지 말아야 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결국 나중에, 다음에, 하고 미뤄버린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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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 2014) : 꿈 같은 영상, 독한 이야기.본다/영화를 봤다 2014. 4. 27. 17:07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2014 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반짝이는 분홍빛인지. 귀엽고 앙증맞아 보이기까지 하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역설적으로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잔혹한 비극을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가 좋았다. 꿈 속을 떠도는 듯한 영상과 지독한 현실을 발랑 까내놓는 이야기의 절묘한 밸런스. 복잡다난한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의 삶 속에서 톡톡 튀어나와 미소 짓게 만드는 디테일들이 이 영화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니까. 난 그냥 좋아하는 배우들이 떼거지로 나오길래, 그리고 취미로 모으고 있는 전단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이 영화를 보기로 했었다. 그리고 본지도 꽤 됐지. 거의 3주 전이니까. 사실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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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 완벽한 스파이디, 그렇지 못한 빌런.본다/영화를 봤다 2014. 4. 25. 17:37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2014 새삼스럽지만, 모든 것에 대해 그다지 너그럽지 못한 상태로 영화를 본다는 건 그리 추천할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내 자신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일까. 우울증이 의심될 정도로 무겁게 가라앉은 자신을 조금이라도 북돋아주기 위해서, 그리고 기다리던 작품이었기도 했기에, 개봉 첫 날 보러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게 내 상태 때문인지, 실제로 영화의 완성도가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전히 머릿 속에 인상 깊게 남아있는, 그리고 시간의 마법까지 더해져 점점 이상적인 상태로 둔갑해가는 샘 레이미와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는 마크 웹과 앤드류 가필드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넘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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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the Punch (2013)본다/영화를 봤다 2013. 9. 16. 19:56
웰컴 투 더 펀치Welcome to the Punch , 2013 알고 있다. 한국에서 개봉된 타이틀이 '테이크다운' 이라는 것 정도는. 알지만, 한국에서 본 것도 아닌데, 굳이 그 마음에 안드는 제목으로 포스팅할 필요는 없지 않음? 이 영화는 열혈 형사 맥스(제임스 맥어보이)가 거물급 범죄자 제이콥(마크 스트롱)을 잡기 위해 애쓰다가 뒷통수 맞게 되는 이야기, 로 요약할 수 있겠다. 영국 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영국 감독이 만든, 영국 특유의 감성이 참 많이 묻어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만족도는 중간 정도. 사실 난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잘 모르겠더라. 이것저것 건드려는 봤는데 그것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기보단,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 된 느낌이 강했다. 주인공인 맥스는 과거 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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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ings I Hate About You (1999) : 기대하지 않았던 사랑스러움.본다/영화를 봤다 2013. 7. 18. 15:41
내가 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10가지 이유10 Things I Hate About You, 1999 유치하지만 참 사랑스러운 영화 진짜 아무 기대도 없이 봐야 될 법한 영화였고, 정말 아무 기대 안하고 봤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영화였고, 그렇게 보는 게 맞는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사랑스럽다고 말하지 않으면 나 자신한테 거짓말을 하게 되므로 솔직하게 말하자. 이 영화, 뻔하고 유치하지만 참 사랑스러운 영화다. 시간 상으로도 이미 14년 전의 영화고, 미국의 10대가 주인공이니 지금의 내가 보기엔 간지러울 정도지만, 정말 그랬다. 어쩌면 내가 이 영화를 본, 아니 보기로 결심한 이유인 배우와 상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야기는 카메론(조셉 고든 레빗)이 전학 오던 날, 비앙카에게 첫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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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3 (Iron Man 3, 2013) : 영화 얘기는 별로 없는 감상.본다/영화를 봤다 2013. 5. 9. 22:03
아이언맨 3Iron Man 3, 2013 먼저 말해두자. 사실, 난 내가 이 영화를 100% 다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하다면 당연한건데, 난 이 영화를 일본어 자막으로 봤으니까ㅋㅋㅋㅋㅋ 아오ㅋㅋㅋㅋ 당연히 영어 대사에 일어 자막이었다. 그렇다고 더빙으로 볼 순 없자낰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더빙이 없었던 것도 같고. 동시개봉이라 그런 것 같다. 일본에서 신작 영화의 개봉이 늦는 이유 중 하나는 더빙이니까. 어쨌든 제 때 봤다, 아이언맨 3. 불행하게도 울버린은 늦게 볼 것 같지만. 사실 더빙을 안하면 더빙을 선호하는 나라의 특성상 관객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울버린은 일본이 배경이니만큼 제대로 보게끔 해줘야해서가 아닐까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두 달이나 늦게 개봉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며....